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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7 빈티지 글러브.

빈티지 글러브.

예전부터 빈티지에 심취해 있던 저의 취향은

제또래 다른 (일반적인) 친구들에게는 돌+아이로 치부될만큼 이상했습니다..


낡았다 = 좋다 로 생각될만큼 저의 취향은 이상한 쪽으로 갔었는데요...

예를 들자면..

30년전에 생산된 리바이스의 청바지라던가..

할아버지가 끼시던 40년된 린드버그 금테.

또는 아버지가 결혼 예물로 받으신 오래전 오메가 시마스터 모델..

할머니께서 아버지를 먹여살리는데 사용하신 재봉틀..

이런 것에 애착이 많았습니다..



20대 초반이 지나가고 용돈을 받아쓰던 시절보다 조금은 여유로운 금전상태가 되었을때

취미로 시작한 사진에서도 그런 특이한 취향은 변하지 않고 나타나게 되었는데요..


제가 사용하던 카메라는 주로 필름 카메라..

그 중에서도 수동카메라..

그리고 그중에서도 그시대 가장 명품으로 취급받던 라이카에 눈독이 들어가기 시작했던겁니다..

비록 취미노선이 바뀌면서 많은 부분 처분을 당했지만..

아직도 마음속 한구석엔 카메라 하나 덜렁 매고 여기저기 해매고 들쑤시고 다녔던

그때가 살짝 그립기도 합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물건에 대한 집착은 사실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데요..


다만 그 대상이 카메라에서 자전거 관련으로 바뀌었다는것이죠..









제가 2009년 제 주머니를 털어서 처음 산 자전거는

다름아닌 영국 moulton사의 TSR30이라는 모델이었습니다..








왠지 그 클래식한 모습에 끌렸다고 해야하니..

자전거에 '자' 도 모르던 저에게는

고행의 시작이었죠... 물론 이걸 사고 1주일만에 결국 로드바이크로 선회하기는 했으나..

이는 겉모습에 대한 동경이라기보다는 몸이 힘들어서 바꾸었다는게 맞을겁니다..


덕분에 지금도 세컨드바이크를 꾸민다면 알렉스몰튼을 꼭 하나 하고 싶기도 하구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여튼 저의 그런 취향은 결국은 힘을 써야하는 자전거 부분에는 최신의 것으로 꾸미되

옷가지나 악세서리는 클래식한걸 찾게되는 약간 이상한 조합으로 바뀌게 되었는데요..

요즘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Rapha라는 브랜드도 그렇고...

위 사진의 글러브를 만든 Dromarti라는 브랜드도 그렇습니다..

드로마티라는 회사의 악세사리는 '클래식' 이라는 컨셉트에 충실한 아이템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구매한 윗사진에 보이는 장갑도 그러하고 그이외에 로퍼스타일의 클릿슈즈라던가

모두 마치 수십년전에나 썼을법한 디자인의 아이템들이죠...

가격 또한 만만치 않고요..











그러던 와중에 저의 이러한 취향을 간파하신

호림형님이 선물을 하나 주셨습니다...

오잉??

윗사진의 글러브인데요... 마치 드로마티장갑의 Fake 같은 느낌이 나는 장갑입니다..

하. 지. 만.

굳이 오리지널리티를 따지자면 요놈이 위라고 해야할까요?



이녀석의 나이는 30살 이상이랍니다..


지금처럼 자전거가 활성화 되기전,

약 30여년전에 경일자전거 (현 케빈바이크)라는 샵이

태능에서 본격 로드바이크를 팔기 시작하던 시절..

그당시 호림형님의 아버님께서는 그당시돈으로 300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꼴냐고 로드바이크에 풀 레코드 세트로 자전거를 사셨습니다..

그당시에 함께 구매하고 있다가 빛을 못보고 새거 상태로 장농에 보관된 놈을

형님 취향아니시라고 딱 저에게 넘긴 장갑이죠 헤헤..









오래된 놈이지만 그냥 쌔거 상태 그대로 보관이 된 놈이라 깨끗합니다..

비닐에 들어있던 상태 그대로...

패드는 오히려 더 푹신한 무언가가 들어가있더군요...








사실 드로마티의 장갑은 패드는 없다고 봐도 무관하죠..

저는 이장갑을 처음 보고 클래식하다고는 느꼈지만 실제 이러한 모양의 장갑이 과거 사용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장갑을 보고 이 회사의 컨셉트는 단순한 '클래식 룩'이 아닌

과거 디자인의 재해석 또는 복각이라 해야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형님의 말씀으로는 고향집에 내려가면 마치 드로마티에서 나온


이 클릿 슈즈처럼 거의 동일한 디자인의 클릿 슈즈도 있고..

장갑의 손등 부분에 쓰인 위빙스타일의 코튼으로 짜여진

쪽모자도있답니다.. 그것도 챔피온 라인이 들어간...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저는 아마 별 문제 없는한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오래된.. 또는 오래되보이는 디자인의 제품들이 좋을 것만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대한민국 로드 초창기 당시에 사용되었던

과거의 명품이었던 자전거들과 각종 악세사리나 물품들도 한번쯤 보고

사용해보고 싶네요.. 헤헤














:)

Thanks to 호림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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